업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네이버가 뉴스캐스트를 오픈 한지도 두 달이 훌쩍 넘었다. 시행 직후 어느 언론사닷컴의 서버가 몰려드는 이용자를 견디지 못하고 다운됐다는 소문이 사실로 밝혀졌듯, 실제 뉴스캐스트로 인해 언론사닷컴의 트래픽은 급증했다. 그렇다면 어느 사이트가 얼마나 증가했으며, 이 중 뉴스캐스트로 인한 증가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뉴스캐스트를 통해 언론사닷컴으로 유입된 이용자는 얼마나 체류할까? 이런 궁금증과 고민을 언론사닷컴의 트래픽 변화 중심으로 살펴보자.
글 손미향 메트릭스 과장 / 월간IM 2009.04.
온라인 미디어 시장
역시 네이버다. 뉴스캐스트(1) 시행으로 2009년 1월, 미디어 카테고리(2) 방문자와 페이지뷰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21.1%가 증가한 2,921만명과 54.7억페이지를 기록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이런 상황을 몇 해 전에도 경험한 적이 있다. 2006년 12월 네이버가 아웃링크(3) 서비스를 처음 제공할 때도 이처럼 언론사의 트래픽이 크게 증가했었다. 그러나 뉴스캐스트의 파급력은 아웃링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웃링크가 검색 시 보여지는 뉴스 콘텐츠의 링크를 통해 이용자를 언론사로 내보낸 반면, 뉴스캐스트는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3,350만명)의 90%가 거쳐가는 네이버 메인의 뉴스 박스를 공유했기 때문이다.
뉴스 박스의 편집권을 이양받은 언론사는 총 36개사다. 여기에는 경제/IT(12개사), 일간지(10개사), 방송(6개사), 인터넷신문(4개사), 스포츠/연예(3개사), 매거진/지역(1개사)가 포함되어있다. 이중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고, 페이지뷰, 체류시간 등의 이용량 점유율 또한 가장 높은 10개 일간지 사이트를 중심으로 뉴스캐스트의 효과를 분석해 보자.
뉴스캐스트 효과 분석
2009년 1월, 일간지 사이트의 방문자수 증가는 확연하다. 그리고 그 효과는 중소규모 사이트로 갈수록 더욱 큰 듯하다. 10개 일간지 사이트 중 2008년 1월 대비 가장 큰 방문자수 증가를 보인 사이트는 국민일보와 서울신문으로 전년 대비 각각 569.6%, 469.5%의 방문자수가 증가했다. 한국일보는 방문자수 증가가 82.8%에 그쳤지만, 39만명의 근소한 차이로 조선일보를 앞섰다. 이외 세계일보, 문화일보, 한겨레 등이 100% 이상의 방문자수 증가를 기록했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의 대표 일간지 사이트도 약 20~95%의 방문자수 증가를 보였다.
이러한 방문자수 증가에 뉴스캐스트가 얼마나 기여했을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전월에 해당 언론사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은 신규 방문자 중 네이버 메인을 통해 유입한 방문자의 구성비를 조사했다. 10개 일간지 사이트 중 뉴스캐스트를 통한 신규 방문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사이트는 국민일보로 이들은 동기간 국민일보 전체 방문자수의 62.0%를 차지했다. 이어서 한국일보(55.3%), 문화일보(55.3%), 세계일보(46.4%), 경향신문(46.1%) 등의 순으로 신규 유입자 비중이 높았다. 그리고 중앙일보의 신규 유입자 비중이 28.9%로 가장 낮았다. 예상했던 대로 이 수치는 앞에서 살펴본 방문자수 증가율과 비례하는 양상이다.
언론사닷컴 유입 분석
공은 이제 언론사로 넘어왔다. 뉴스캐스트를 통해 네이버가 그간 겪어왔던 대(對) 미디어와의 갈등에서 뉴스 트래픽 분배라는 명분을 취했다면, 이제 언론사닷컴이 실리를 취할 차례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사닷컴으로 넘어온 이용자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한 언론사닷컴 관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뉴스캐스트로 방문자수가 증가했지만, 이에 상응하는 페이지뷰의 증가는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뉴스캐스트를 통해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한 대부분의 이용자가 네이버 뉴스 박스에서 클릭한 기사 이외의 페이지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통한 신규 유입자와 기존 이용자는 일간지 사이트의 1인당 페이지뷰에서 적게는 2배, 많게는 7배의 이용량 차를 보였다. 조선일보를 예로 들어 보자. 기존 조선일보 사이트 이용자는 지난 1월 한달 간 1인당 88.0페이지의 이용량을 보인 반면, 뉴스캐스트를 통해 조선일보 사이트로 들어온 신규 이용자의 1인당 페이지뷰는 14.0페이지에 불과했다. 이는 약 5.9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렇듯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낮은 뉴스캐스트 유입자의 체류율은 얼마나 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3개 사이트에서 뉴스캐스트를 통해 유입한 이용자의 유입 직후 3개 페이지를 분석했다. 그리고 뉴스캐스트 유입자가 이후 이동하는 2번째, 3번째, 4번째 페이지에서 동일한 언론사 사이트에 머무르는 비율을 각각 2nd-Page, 3rd-Page, 4th-Page 체류율로 계산했다. 이에 따르면, 2nd-Page의 체류율은 40~50% 내외로 조중동 3사로 유입한 뉴스캐스트 이용자의 약 절반은 사이트 내 다른 콘텐츠 클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4th-Page 체류율은 급감하여 뉴스캐스트 유입자의 80% 이상이 여타 사이트로 유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회
구글과 같은 검색 포털이 우위에 자리잡은 미국은 아웃링크나 뉴스캐스트 없이 이미 이용자가 뉴욕타임스나 USA투데이 같은 언론사 사이트로 직접 이동하고 있다. 이들 해외 언론사 사이트는 이용자의 페이지뷰 및 체류시간 증대를 위해 이용자 입장에서 관심 정보에 대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접근이 가능한 통합뉴스룸(4)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다. ‘가장 인기 있는 기사(Most Viewed)’ 또는 ‘이 기사를 읽은 이가 본 다른 기사(People who read this also read)’ 등의 서비스 메뉴는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 사이트에도 적용될 정도로 보편화되었으며, 최근에는 지도를 가미한 Living/Local 콘텐츠가 각광받고 있다. 언론사닷컴이 예상치 못한 트래픽에 우왕좌왕할 시간은 지났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벤치마킹을 하고 신규 유입자의 이용량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만 뉴스캐스트라는 기회를 광고 수와 광고단가라는 실리로 현실화시킬 수 있다.